🍄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그때 그 게임. 근데 왜 갑자기 내가 울컥하냐
처음엔 그냥 재밌겠다 싶어서 봤습니다. 어릴 때 마리오 진짜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오락실에서도 하고, 패미컴, 슈퍼 패미컴, 닌텐도 DS, 스위치까지 해 봤습니다. 마리오가 내 손에 익숙해진 시간이 거의 내 성장기랑 겹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솔직히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그렇듯이 추억보정이 된 내 작품이 내 추억이 망가지는 거 아닌가 하는 마음이 말입니다. 근데 영화 시작하고 얼마 안 가서 그 걱정 싹 사라졌습니다. 오프닝부터 완벽한 재현에 들어갑니다. 마리오랑 루이지가 브루클린에서 배관공으로 나오는데 그 설정도 이상하게 귀엽고 웃깁니다. 그러다 갑자기 워프 파이프? 어어... 전개가 엄청 빠릅니다.
이건 진짜로 “나 지금 게임 안에서 걷고 있는 거야?” 싶은 순간 있었습니다. 전환 연출이 너무 깔끔해서 소름 살짝 돋았습니다. 그리고 음악. 배경음 기억하시나요? 그 “띠리링~ 딴딴딴” 그거. 아…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그거 들리면 그냥... 그냥 자동으로 뭔가 마음이 풀리고는 합니다. 피치가 주인공 아닌가요? 피치 진짜 놀랐습니다. 옛날엔 그냥 “마리오 구해줘~” 하던 캐릭터였는데 이번엔 무슨 엘사입니다. 무술 할 줄 알고 날아다니는 여주인공으로 돌아왔습니다. 검술, 오토바이, 전략, 리더십…거의 메인 히어로 느낌입니다. 이거 피치 더빙 배우 누군지 찾아봤기도 했습니다. 마리오보다 화면 장악력 셌고 심지어 감정선도 잘 담겼습니다. 그리고 약간 걱정했던 마리오랑 로맨스? 그런 거 거의 없습니다. 그냥 동료 느낌이라 더 좋았습니다. 억지스러운 거 없는 내 마리오라서 말입니다.
기억을 되살리는 완벽한 게임 그 장면 구현
잭 블랙 목소리 들으면 웃겨야 되는데 쿠파라 그런가... 약간 권위감도 있었습니다. 근데 그 사랑노래 기억나시나요? 그건 반칙이었습니다. 피치~ 피치~ 피치~ 이러면서 피아노 치는 쿠파 보고 “아 이건 그냥 사랑꾼이네” 싶습니다. 근데 또 싸울 땐 진심입니다. 불 뿜고, 눈빛 미쳤고, 공격 강한 빌런 쿠파 그 자체입니다. 그 반전 매력에 나중엔 쿠파만 기다리게 됩니다. 이게 악당의 힘인가 싶습니다. 레인보우 로드 = 덕후들 울고 웃는 구간입니다. 이건 무조건 얘기해야 됩니다. 진짜 그 게임 속 도로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날아다니고, 미끄러지고, 아이템 던지고그 익숙한 사운드 들리는데 갑자기 너무 그리워졌습니다. 난 이거 친구들이랑 밤샘해서 했었는데, 가족들이랑 집에서 했던 기억도 함께 떠오릅니다. 갑자기 그 친구들도 생각났어요. 다 어디 갔지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들 있겠지 하며 보냅니다.그냥 레인보우 로드 보고 눈물 나올 뻔했습니다. 찡한데 웃겼고, 근데 또 슬프고, 추억이 마구 떠올랐습니다. 근데 진짜... 이런 영화, 요즘 잘 안 나옵니다. 요즘 극장 가면 너무 뭔가 있어 보여야 하고, 메시지도 있어야 하고, 철학, 상징, 기승전 뭐 어쩌고…그런 거 많은 것 같습니다. 이건 그냥 재밌고 좋으면 됐습니다. 추억 자극하면서도 가볍지만, 마음에 오래 남는 그런 영화 진짜 오랜만이었습니다. 요즘 애니메이션들 보면 아이들 대상이라 해서 막 유치하게 가거나 반대로 어른들 감성 따라가느라 중2병처럼 진지한 경우 많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근데 마리오는 그 중간을 너무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도 공감하고, 아이도 환호하고, 나도 웃고, 옆자리 초등학생도 웃고, 그 옆에 어르신들도 웃으시는 이게 ‘패밀리 무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설명할 수 없는 정서가 있음
나만 느꼈나 싶은 포인트 극 중에 루이지 비중이 조금 적은 거 같아서 그건 좀 아쉬웠습니다. 두 탑의 주인공인데 말입니다.
루이지 진짜 귀엽다고 느꼈기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루이지는 겁 많고, 마리오랑 다르게 소심한데 또 위기 상황에서 용기 내는 그 모습. 그게 원래 루이지만의 매력인데 조금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라는 아쉬움은 조금 남습니다. 근데 뭐, 그게 2편 나올 떡밥일 수도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진짜 후속편 나오면 요시 나와줬으면합니다. 그 귀여운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줄거리? 솔직히 별거 없습니다. 엄청 독창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게임 자체가 단순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걸로 됐지 뭐라고 느낍니다. 보다 보면 자꾸 어릴 때가 떠오르고 그냥 그 시절 나한테 “잘 살고 있지?”라고 물어보는 느낌입니다. 추억보정이 이럴 때 쓰는 말일까요? 생각보다 감정선 세게 들어옵니다. 이 영화 만든 사람들 정말 마리오를 좋아하는 게 느껴집니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가합니다. 누가 어떻게 만들었느냐보다 만드는 사람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정성 그 마음이 진짜였느냐가 요새는 제 마음까지도 움직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그냥 진심입니다.
이건 그냥 마리오를 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은 봐야 하는 영화라고 추천드립니다. 어릴 적 내 게임기, 내 추억, 그때의 내가 스크린에서 걸어다니는 느낌이 떠오릅니다. 진짜 별거 아닌 장면에서도 뭔가 찌릿하고, 별로 슬프지도 않은데 괜히 마음이 뭉클하고… 물론 이런 감성적인 평 외에도 실제로 게임을 연상시키는 구현과 그래픽이 눈을 즐겁게 만듭니다. 점프신에서의 짜릿함과 효과음이 들릴 때의 내적 신남, 보는 내내 화려한 그래픽등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마리오, 영화로 다가와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