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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키드> 리뷰 - 엘파바&글린다의 Gravity

by 두두천사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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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사진

 

🧚‍♀️엘파바 – 너무 진심이면 꼭 이상한 사람 되는 구조

 

그냥 마녀 얘기 아니고, 진짜 나 얘기 같은 영화입니다. 판타지 영화라기보다는 현실고발 같은 느낌도 듭니다.
“아, 이거 그냥 판타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습니다. 너무 사람 얘기 같고, 그게 이상하게 찌르더라고요. 처음부터 튑니다.
주인공인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 또렷한 말투, 자기주장이 강한 캐릭터입니다. 오히려 그게 편했습니다. 가식 없고, 그냥 솔직한 캐릭터이니까요. 근데 영화 안에선 아니라고 합니다. 엘파바의 주변인들은 엘파바의 그런 태도가 불편하다고 누구보다 배척합니다. 보면서 진짜 속으로 “왜 저걸 못 받아줘?” 하면서 이해가 안 갔습니다. 다른 건 다 괜찮아하면서 그냥 초록색이라는 거 하나로 저렇게 군다고?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근데 웃긴 건, 나도 일상에선 비슷하게 행동할 때 있단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솔직하고, 순수한 진심 꺼내는 사람 보면 나도 괜히 뒷걸음질 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그거 생각나서 좀 찔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이상하게 엘파바가 더 남고, 순수한 캐릭터라고 느꼈습니다. 마녀는 원래 없었다. 근데 그냥 그렇게 만들어졌다. 엘파바를 보면 이건 진짜 좀 너무했다 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듭니다. 엘파바가 딱히 이상한 짓 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슬슬 말을 만들어 냅니다. “쟤 좀 위험한 것 같지 않아?”, “쟤가 문제야” 그리고 그게 반복되고 소문이 와전되어 진실로 결정지어집니다. 그 순간 그런 엘파자 주변인들이 낯 설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익숙하냐면, 요즘도 그런 거 많기 때문입니다. 누가 한마디 하면 다들 아무 생각 없이 같이 고개 끄덕이는 그 분위기 많이들 느끼지 않으셨을까요? 이상한 사람 안 되려면,
그냥 가만히 있어야 되는 구조. 근데 엘파바는 말하잖아요. 그게 너무 멋있는데 너무 외로워 보여서… 좀 슬펐어요. 특히나 중간에 댄스신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엘파바를 본 순간 느껴집니다. 엘파바도 괜찮아서 괜찮다고 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말입니다.

글린다 – 모두가 원하는 워너비

핑크색 드레스, 잘 꾸며진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교양 있는 에티튜드. 이 모든 게 공주님 같은 글린다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글린다는 귀족 출신답게 되게 잘 꾸며진 사람입니다. 다만, 그 마음속은 정말 복잡한 사람으로 비칩니다. 인기 좋고, 성격 좋고, 말 잘하고, 예쁘고, 웃기고… 다 좋은데, 자기 자신한테 솔직하지 못 한 캐릭터입니다. 본인보다 주변에 말이 더 중요하고 어떻게 비칠지가 제일 중요한 시류를 잘 타는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그게 나랑 너무 닮았습니다. 특히 사람들 앞에선 괜찮은 척하고 혼자 있을 땐 내가 뭔지 잘 모르겠고… 갑자기 조용해지는 모습을 보면 특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 장면들에서 지난 과거에서 망쳐도 괜찮지 않은 상황임에도, 어떤 것을 망치고도 “괜찮아~”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 진짜 비슷하구나 낯설지 않은 내 모습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좋다하면 나도 좋고 주변에서 꺼려하는 것 같으면 나도 이유 없이 그것을 피하고, 내가 진정 좋은 것보다는 좋아 보이는 것에 더 집중하는 모습말입니다. 깃털을 바짝 세운 공작새처럼 뽐내는 모습에서 많은 이들의 동감을 얻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인기가 많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선악이라는 개념으로 나눈다면 엘파바가 선, 글린다가 악일까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글린다는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어떤 면에서는 가장 솔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일 뿐 이기 때문입니다.

Defying Gravity 

위키드는 원작 소설을 배경으로 뮤지컬이 가장 유명합니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많이 공연한 뮤지컬 순서에서 2위를 했을만큼 스테디셀러로 오랜 기간 사랑받았던 내용의 얘기입니다. 그래서, 위키드라는 제목과 함께 디파잉 그래비티라는 노래 제목만큼은 한 번쯤 들어봤습니다. 뮤지컬은 못 봐도 이 제목자체는 들어봤던 것이죠. 그래서 영화를 보러 갔었을 때 가장 기대했 던 부분 중에 하나가 이 디파잉 그래비티라는 노래입니다. 디파잉 그래비티는 영화 후반부 클라이맥스에 등장합니다. 이 노래 나올 때 엘파바에 오롯이 집중해서 제가 빗자루에 탄 느낌으로 몽환적으로 들었습니다. 진짜로. 그 장면은… 그냥 가슴이 터지는 느낌입니다. 곡의 흐름이 진전될수록 후반부에 터져갈수록 음악이 딱 터질 때 엘파바가 처음으로 “나 그냥 나대로 살래요” 외칠 때 극장인데 혼자 괜히 눈시울 뜨거워지고. 그 순간 “나도 저렇게 말하고 싶다…” 이 생각이 딱 들었습니다. 나는 왜 아직도 숨기고 있지? 이상하게 음악 한 곡 듣고 그런 생각이 나버렸습니다. 나 그동안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네. 내가 얻을 수 없는 것을 갈망하면서 등의 가사와 함께 이 영화를 오래 안고 갈 것 같습니다. 보면서 막 펑펑 울진 않았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멍했습니다.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말입니다.  다 보고 나서도. 그날 집에 와서도 생각나고 며칠 뒤에도 자꾸 장면이 떠오르고 그랬습니다.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것은 물론이고 말입니다. 특별한 대사 하나 딱 있는 것도 아닌데 그 분위기랑 표정이랑, 그 장면들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위키드 2가 나온다면 이 같은 감정을 또 느낄 수 있겠죠? 위키드 2가 어서 개봉하면 하는 바람으로 위키드를 복습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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