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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코> 리뷰 - 기억해 줘

by 두두천사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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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사진

 

 

코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

생각만 해도 너무 슬퍼서 두 번은 못 보고 있는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코코가 그런 영화입니다. 디즈니·픽사의 영화 <코코>는 처음 봤을 땐 그냥 아기자기한 멕시코풍 음악 애니메이션일 줄 알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단지 예쁜 그림을 본 게 아니라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을 살짝 건드리고 간 이야기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가족, 죽음, 기억, 음악, 용기’ 이 단어들이 하나하나 엮여서, 마치 오래된 가족앨범을 넘기듯 천천히, 따뜻하게 우리의 감정을 감싸줍니다. 아이도 어른도 각자의 시선으로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끝에는 누구나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 그게 바로 <코코>였어요. 오늘은 그 여운을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

 

<코코>의 진짜 주제는 ‘죽음’보다는 오히려 ‘기억’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단순히 죽은 이를 떠올리는 것을 넘어서, “당신은 나에게 여전히 소중해요”라고 마음속에서 속삭이는 그 행위 자체가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겔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조상들이 남긴 ‘음악 금지’라는 전통에 부딪히죠. 이때부터 이야기는 ‘나의 꿈’과 ‘가족의 뜻’이라는 두 줄기 갈등 위에서 끊임없이 부딪히고 고민하면서 흘러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죽은 자들의 세계’로 넘어가면서, 그곳에서 미겔은 가족의 진짜 이야기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동안 몰랐던 진실, 잘못 알려진 기억, 그리고 오해로부터 시작된 오래된 단절의 세월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감동적인 가장 큰 이유는, 너무 깊어져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는 뿌리 깊은 문제들.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 엄두도 안 나는 집안의 문제들. 그 모든 걸 ‘사랑’으로 회복시켜 주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죽은 자들의 세계가 왜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질까

코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을 뽑자면, 너무나 힘들지만 자신 있게 한 장면을 뽑아 보겠습니다. 바로, 미겔과 코코 할머니 – 진짜 울컥한 그 장면이 기억납니다. 미겔이 집으로 돌아와 코코 할머니 앞에 앉아서 ‘Remember Me’를 부르는 그 순간입니다. 유일하게 아버지를 기억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던 코코 할머니입니다. 미겔의 노래를 듣고 조용히 아버지의 기억을 되살리는 그 장면. 저는 그 순간, 진짜 주먹 쥐고 울었습니다. 옆에서 친구가 이상하게 쳐다볼까 봐 최대한 조용히 하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너무 슬퍼서 이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눈물이 글썽거리는 경우가 많아, 사실 이 영화를 매우 좋아하지만 반복해서 보고 있지는 못합니다. 한 번 보고 나면 후유증이 너무 깊게 남기 때문입니다. 코코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노래인 ‘기억해 줘, 나를 잊지 말아 줘’ 그 짧은 노래 속에 담긴 마음은 그동안 우리가 미처 말하지 못했던 사랑, 잊은 줄 알았던 마음을 꺼내줍니다. 죽은 자들의 세계는 이 영화에서 너무나 생생하고, 환상적이고, 유쾌합니다. 거기서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노래하고, 서로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살아 있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살아있다는 것, 그 메시지는 정말 위로처럼 다가오고는 합니다.

기억해 줘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늘 싸웁니다. 때로는 갈등도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정이 있어야 미움도 있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이 영화가 특히 공감됐던 이유는, ‘가족 간의 갈등’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보여준다는 거였습니다. 할머니는 미겔의 음악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건 자신이 어릴 적 겪었던 슬픔과 상처 때문입니다. 본인을 버리고 간 아버지가 음악에만 빠져 가정에 소홀해 그대로 버려졌다는 오해 속에 자랐기에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부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모르는 손자 미겔은 그저 억압받는다고 느끼고 반항합니다. 사실, 이 모습, 너무 현실적이지 않나요? 서로 솔직하게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갈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도 소통의 부재로 인해 오해를 쌓아가고, 미워하는 우리의 모습 같습니다. 영화는 결국 이런 오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을 때 풀린다는 걸 보여주고, 화해하고, 마무리합니다. 그래서 더 울컥했고, 그래서 더 따뜻합니다. 사람이 죽는다 해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죽은 게 아니라는 말 아시나요?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연결 돼 있습니다. <코코>는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음악도 좋고 영상도 화려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삶과 죽음, 기억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 함께 웃고 울었던 시간들, 그걸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내 안에 살아있고, 우리는 아직 연결돼 있다는 걸 코코가 말해주고 있다 생각하며, 오늘은 코코를 한 번 복습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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